여름이면 사람들은 시원한 바다를 먼저 떠올리지만, 때로는 한적한 시골 마을과 전통문화 속에서 더 깊은 휴식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경북 영주는 바로 그런 여행지입니다. 2025년 8월,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사진으로 만나는 경북 여행지’로 선정한 무섬마을과 선비세상은 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특별한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한쪽에는 강과 들판이 어우러진 전통 마을이, 다른 한쪽에는 조선 선비 정신을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자리해, 하루 안에 전통과 자연, 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무섬마을 – 강물 따라 흐르는 시간 여행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는 이름처럼, 낙동강과 내성천이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전통 마을입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들리는 건 새소리와 바람 소리뿐. 여름이면 초록빛 들판이 마을을 감싸고, 이른 아침이면 강 위로 하얀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마치 한 폭의 한국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외나무다리입니다. 강 위로 길게 이어진 나무다리를 건너는 순간, 발밑에서 찰랑이는 물소리가 들리고, 시원한 강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SNS에 올릴 ‘감성 사진’을 찍기 좋은 스팟이죠.
마을 곳곳에는 350년이 넘은 고택들이 즐비합니다. 기와지붕 아래 마루에 앉아 있으면, 시간마저 느릿하게 흐르는 듯합니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마루 그늘에서 부채질을 하며 강 건너 들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됩니다. 여행 팁을 드리자면, 아침 일찍 가면 사람도 적고, 물안개와 고즈넉한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선비세상 – 조선의 정신을 만나는 문화 체험
무섬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영주 선비세상은 이름 그대로 ‘선비 문화’를 한곳에 모아 놓은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먼저 웅장한 전통 한옥 건축물들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실내 전시관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학문, 생활, 예절을 재현한 전시물이 가득합니다. 특히 옛 선비들이 글을 쓰던 서재와 다도 도구, 한복 차림을 한 인형들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역사 수업이 됩니다. 또, 서예 체험이나 다도, 전통 예절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직접 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 여행에서 중요한 건 ‘더위를 피할 공간’인데, 선비세상은 대부분 실내 전시와 체험이 가능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야외 정원을 산책해보세요. 전통 건축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포토존이 많아, 인생샷을 남기기 좋습니다. 무엇보다 선비들이 중시한 자연과의 조화라는 철학이 곳곳에 묻어 있어, 걸을수록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영주 아오리사과 – 여름을 깨우는 새콤달콤한 맛
영주를 여행하며 놓치면 아쉬운 것이 바로 아오리사과입니다. 보통 사과는 가을 과일로 알려져 있지만, 영주에서는 7~8월에도 초록빛 아오리사과를 수확합니다. 당도는 조금 낮지만,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새콤함이 더위를 단번에 날려줍니다.
관광지 근처 카페나 시장에서는 아오리사과 주스, 빙수, 아이스바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아오리사과 빙수인데, 얼음을 곱게 갈아 올린 후 잘게 썬 아오리사과를 올리고 꿀이나 시럽을 살짝 뿌리면, 입안이 시원하고 상큼해집니다.
농촌 체험 마을에서는 아오리사과 수확 체험도 가능합니다. 직접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서 맛보는 경험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입니다. 부모님 세대에게는 농촌의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자연 속에서 배우는 즐거움을 선물해줍니다.
추천 1일 여행 코스
오전
09:00 무섬마을 도착
외나무다리 산책 & 사진 촬영
마을 골목과 고택 둘러보기 (물안개와 아침 풍경 감상)
점심
12:00 영주 시내 이동 후 지역 음식점에서 한식 정식 또는 영주 한우 맛보기
오후
13:30 영주 선비세상 방문
전시관 관람 & 서예·다도 체험 참여
야외 정원 산책하며 포토존 촬영
간식 & 마무리
16:00 인근 카페에서 아오리사과 주스 또는 빙수 즐기기
17:00 농촌 체험 마을에서 사과 수확 체험 후 귀가
여행 팁
- 무섬마을은 여름 오전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 선비세상은 입장권 구매 시 체험 프로그램 할인 혜택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세요.
- 아오리사과는 8월 초~말까지가 제철이라, 가장 맛있을 때 즐기려면 이 시기에 방문하세요.
무섬마을과 선비세상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공간이지만, 하루 일정에 함께 넣으면 전통 풍경과 문화 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무섬마을에서는 강바람과 고택이 주는 고즈넉함을, 선비세상에서는 조선 선비들의 정신과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상큼한 아오리사과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오감이 만족하는 여름 여행이 됩니다. 이번 8월, 도심의 무더위를 피해 경북 영주로 ‘감성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